“학종 깜깜하니 지방 엄마들은 혹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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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3.05.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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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부족한 학부모가 피해자

“책에 다 있다하니 신세계였다”

학생간 학종 정보 격차 부작용


A 씨가 운영하는 B 일보를 후원한 학부모들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점차 늘어가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학부모들로서는 혹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수시에서 매년 비중이 높아지는 학종은 학생의 내신 성적을 포함해 학교생활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2019학년도 대학입시의 경우 서울대가 신입생의 78.5%를, 전국적으로는 24% 정도를 학종으로 뽑는다. 학생 간 정보 격차가 전형의 유불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B 일보 초창기부터 함께 했다는 학부모는 “대입 정보에 목마른 지방 엄마들은 저게 ‘신세계’인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학종이 막 생겨서 뭔지 제대로 모를 때였는데, 어떻게 준비하면 되는지 방법이 다 책에 들어 있다고 하니, 다들 9만9000원을 내더라도 책을 샀다”며 “공동저자에 아이 이름을 넣어준다는 데 대해서도, 자기소개서에 활용할 수 있고 생활기록부에도 그 내용을 넣을 수 있으니까 50만 원을 더 낼까 고민하는 엄마들이 있었다”고 했다. 안선회 중부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학종은 기본적으로 ‘정보 비대칭성’에서 오는 문제점이 크다”며 “부모 역량에 따라 달라지고, 과정부터 결과까지 부정이 개입될 소지도 크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고교 교사는 “학종과 관련한 생활기록부에 ‘이렇게 써달라’고 학생들이 들고 오는데, 대부분 학원 등에서 써준 것”이라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합격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준다니 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 1명이 30여 명 되는 아이들 상황을 다 어떻게 평가하겠느냐”며 “소논문을 반영 안 하겠다, 경시 기록을 못 쓰게 하겠다는 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학교가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거짓말부터 가르치는 꼴”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종을 아예 없애면 서울에 있는 아이들이 주요 대학을 휩쓰는 문제점이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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