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의 대학입시, 피해자는 ‘학생들’…“누구한테 하소연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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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08.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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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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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정시확대’ 의사 간접적 표시
-4월말 대입 가이드라인 발표놓고
-학원가 혼란 가중, 상위권대도 각양각색 반응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고등학교 2학년생인 김모(17) 군은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수시모집으로 대학진학을 고려하고 학생회임원ㆍ봉사활동 등 스펙쌓기에 몰입했는데, 수시모집 인원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학원가에 퍼지고 있는 탓이다. 김 군의 모의고사 점수는 내신 성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대학입시가 롤러코스터처럼 쉴새없이 요동치니 피곤하다. 나에게 유불리함을 떠나서 입시안이 고정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하소연했다.

교육부가 수시모집 확대에 ‘기습 제동’을 걸면서 학원가는 큰 혼란에 빠졌다. 정작 내년도부터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2학년 수험생과 학부모, 학생을 모집해야 하는 대학들까지 교육부의 대학입시 가이드라인이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로 진땀을 빼고 있다. 정시 확대에 대한 여론 자체는 우호적이지만, 여기에 대해 모호한 교육부의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다. 
수업이 진행중이 학교. [헤럴드경제DB]

8일 교육부와 학원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정시확대에 대한 의사를 거듭 표현하고 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고려대와 서울대 등 일부 주요대학에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들이 대상이 되는 입시전형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급히 정시 수능전형 비율이 낮은 대학에 전달한 것일 뿐 대입정책 기조가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급격한 정시 수능전형 비율 축소로 다양한 상황의 수험생들의 응시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많았다”고 덧붙이며 설왕설래하는 모호한 대응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고등교육법은 대입 1년 10개월 전까지 대학들이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도록 규정했다. 고2 4월까지는 학생들이 대입전형의 세부계획을 확인하고 수험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하기위한 제도다. 이달말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 마감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원가 내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은 고등학교 교사 A씨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입시제도 변경을 놓고서 혼란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직접 반을 맡아보니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두려움이 눈에 띄게 다가왔다”면서 “많은 학부모가 전화와서 어떻게 대입을 준비해야 하냐고 고충을 토로한다”고 털어놨다.

고등학생 성모(17) 군은 “나는 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교육부 계획이 빨리 나와야 학생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정시 확대와 수시 축소를 요구하는 ‘수능최저폐지 반대 및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은 현재 8만명이 넘는 청원자가 서명에 참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도 정시 모집 인원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이같은 여론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중론이다.

여기에 따른 대학들의 입장은 각양각색이다. 대학들이 엇갈린 입시안을 내놓을 경우 학생들의 대학입시는 더욱 어려워진다.

현재 상위권 대학들은 각양각객의 시행계획 조정안을 내놓고 있다. 연세대와 서강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을 올해(2019학년도 입시)보다 각 100명 이상씩 늘리고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정시모집을 갑작스레 늘리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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