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大入 전형>‘교육부 입김’ 통했나… 서울 11개大는 수능전형 3.3%P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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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02. 오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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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일 전국 198개 4년제 대학교의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사진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지난해 11월 23일 수험생들이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시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대교협, 大入 시행계획 발표

정시비중 전년보다 줄었지만

서울은 늘고 지방大는 감소해

수시확대 따랐던 대학만 피해

“교육부가 입시제도 혼란 자초”


교육부의 대학자율 침해 및 정시확대 요구를 둘러싼 ‘김상곤 패싱(건너뛰기)’ 논란 속에 고교 2학년·학부모들이 직접 맞닥뜨려야 할 2020학년도 대입전형이 1일 윤곽을 드러냈다. 압축하면 전체 수시 모집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사교육 유발효과가 크면서 폐지 대상까지 거론됐던 논술과 특기자 전형은 축소되지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반면 서울 주요 11개 대학의 정시 모집은 소폭 증가해 다른 대학과의 ‘엇박자’ 정책 적용 논란을 초래하면서 교육정책을 둘러싼 일선 현장의 눈치보기, 혼란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교육 시장의 배만 불린다는 오랜 비판 속에 조변석개(朝變夕改)처럼 변하는 교육정책을 지켜보는 대학, 학부모, 수험생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위원회의 발표 내용을 보면, 수시 비중은 2018학년도 73.7%, 2019학년도 76.2%, 2020학년도 77.3%로 비중이 확대됐다. 수능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정시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면서 그동안 교육계에서는 내신에 실패한 학생, 재수생, 만학도 등의 재도전 기회가 줄어든다며 정시 확대 요구를 제기해 왔다.

이런 가운데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2020 대입 전형안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3월 말 서울 주요 대학 총장과의 면담 또는 전화를 통해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었다. 이번에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11개 대학은 정시 수능 전형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시모집은 전체 모집인원의 22.7%인 7만9090명을 선발키로 해 비중은 전년 대비 줄었지만 이의 영향으로 상위권 주요 대학에서는 평균 약 3%포인트 증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시 비중이 지속해서 줄던 추세에 비출 때 유의미한 변화이며, 결과적으로 교육부의 요청이 먹혀든 모양새”라며 “서울 주요 대학은 늘었는데 지방 소재 대학은 전체적으로 줄어들어 엇박자”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수험생 처지에서 보면 내신 불이익은 수능, 논술로 만회해야 하는데 논술 비중이 줄었으니 주요 대학만을 놓고 보면 수능이 강화되는 흐름이 됐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에 맞춰 수시 확대 지침에 부응했던 대학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의 입시 기조 변화가 곧 하위대학으로 연쇄 반응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처지다. A 지방대학 입학관계자는 “상위권 대학의 갑작스러운 지침변경과 교육정책엔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런 교육부의 정시와 수능 전형 확대 기조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 발족으로 개편안 발표가 불과 3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컨설팅과 사교육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대한민국 대입 제도는 지난 73년간 24회나 바뀌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육부가 제도의 잦은 변동으로 큰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기윤·이민종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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