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시간, 글을 읽고 글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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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19.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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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독서는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하면서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더 중요한 전략은 글쓰기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내신 성적을 올리고 수능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시간낭비처럼 보일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채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런 상황은 매우 불행한 상황으로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사항을 배우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으로서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독서는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하면서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더 중요한 전략은 글쓰기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내신 성적을 올리고 수능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시간낭비처럼 보일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을 받지 못한 채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런 상황은 매우 불행한 상황으로 학생들이 꼭 배워야 할 사항을 배우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이다.

사진 : 픽사베이


미국의 경우에 일반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글 쓰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교육을 받고 졸업한다고 하였다. 즉 의사소통을 위한 글쓰기가 그들이 배우는 과정이라 하였다. 대학에 입학해서도 글쓰기 교육을 받는다. 특히 하버드 대학의 경우에는 1872년부터 글쓰기 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논증적 글쓰기를 가르쳤다. 하버드 졸업생들의 90%는 그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글 잘 쓰는 기술’이라고 말하면서, 하버드에서 글쓰기를 배운 것이 사회생활에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하였다.

몇 년 전에 2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의 일이다. 국내 굴지의 대그룹 인사부장으로 일하는 분에게 특강을 부탁한 적이 있었다. 명문 K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가서 MBA를 취득한 유능한 분이었다. 그분은 기꺼이 우리 반을 방문해 한 시간 남짓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때 그분이 해 주었던 조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부장에서 사장이 되고자 한다면 사장 앞에서 1,000번을 발표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따라서 프레젠테이션을 잘하지 못하면 사장이 될 기회를 얻기 힘들다고 했다. 즉 발표를 잘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듣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할 내용을 잘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2016년 5월 말 한 일간지에 서울대가 자연계열 합격자들에게 글쓰기 특강을 실시하기로 하였다는 기사가 실렸다. 입학한 학생들이 보고서를 쓰는 것을 어려워할 뿐 아니라 상당수의 학생들은 글쓰기 기초가 부족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정말 잘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글쓰기는 꼭 필요한 능력이고, 청소년 시절에 그 능력을 갖추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청소년 시절에 글 쓰는 능력을 갖춘다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진출해서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보상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독서를 강조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독서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라고 강조하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필자는 늘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한다. 어떤 형태의 글이든 꾸준히 훈련을 하라고 강조한다.

무슨 글을 어떻게 쓸지 모르는 학생들에게는 우선 교과서를 정리해보라고 말한다. 필자는 1학년 수업을 할 때 나는 아이들에게 교과서의 내용을 잘 정리해서 발표하도록 시킨다. 생명과학 과목의 특성상 수식이 아니라 문장으로 이루어진 설명이 많아 학생들이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였다. 하지만 교과서를 읽고 정리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아니, 자신의 생각으로 정리하는 그 자체를 두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자신의 생각이 아닌, 출제자의 의도만을 찾아내는 연습을 한 부정적인 결과이리라.

그래도 글 쓰는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서는 교과서를 정리하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모든 수업이 끝난 후에 복습을 하는 과정에서 이 방법을 활용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빈 노트를 준비하여 수업 시간에 배운 것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하는 것이다. 소위 인출(引出)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주 하다보면 교과의 내용을 자신의 생각대로 정리하는 힘이 생길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일상에서의 ‘감사하는 마음’을 글을 표현해 볼 것을 제안한다. ‘감사’라는 주제로 글을 써보라는 것이다. 일기 형식이라도 좋으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정리해 글로 표현해보자는 것이다. 내용과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쓰면 된다. 자기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고, 기회가 된다면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으면 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처지, 꿈에 대해 감사하는 글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길게 쓸 필요도 없다.

세 번째로는 자신이 정리한 것을 발표해보는 것이다. 친구나 가족에게도 좋다. 하지만 혼자서 거울을 보거나 빈 교실에서 발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발표를 하다보면 자신이 정리한 것이 얼마나 잘 정리되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글쓰는 능력이 신장될 뿐 아니라, 논술, 구술면접, 면접을 위한 준비가 되는 것이다.

『성적표 밖에서 공부하라』의 저자 조승우는 자율형사립고에서 내신 4등급이었지만 서울대를 합격한 학생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에서 “독서, 신문일기, 토론활동에 매일 한 시간 이상을 투자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토론을 하려면 책을 읽고 정리해야 한다. 즉 글을 잘 써야 토론 준비를 잘할 수 있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기도 하지만 글을 쓰라는 조언을 더 많이 한다. 어떤 형태, 어떤 주제의 글도 좋다. 매일 한 시간 이상씩 글을 읽고 글을 써라. 일기 형태도 좋고 감상문 형태도 좋고 독후감 형태도 좋다. 그렇게 쓰는 글은 자신을 논리적으로 만들 뿐 아니라, 논술, 수능, 내신, 구술면접, 그리고 면접에 대한 준비로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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