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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 시나리오①] 수시·정시가 통합된다면…

전형기간 단축에 입시 피로감 ↓…예측 가능성은 ↑
시험 대비 이중고…지방대 등 학생 미충원은 문제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8-05-05 07:00 송고
편집자주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할 새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수시·정시 통합 여부,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 전환 여부, 수능중심전형 확대여부 등 3가지다. 교육부가 지난달 11일 국가교육회의에 넘기며 반드시 결정토록 요청한 쟁점 사안이기도 하다. 만약 개편을 선택하는 쪽으로 결정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예상 시나리오에 따른 장점과 한계 등을 사안별로 정리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서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들이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박지수 기자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에서 국가교육회의 관계자들이 대학입시제도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박지수 기자

대입개편 논의 테이블에 오른 쟁점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수시·정시 통합 여부다. 개편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서다. 교육계에서도 이미 입시시기 통합을 전망하고 있다. 수시·정시 통합은 매년 9월 치르던 수시를 수능성적 발표 이후인 12월로 미뤄 정시와 함께 치르는 게 골자다.

선발시기 일원화에 따른 최대장점으로는 입시 간소화가 꼽힌다. 통합되면 9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6개월 여간 진행됐던 전형기간을 4개월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 긴 전형기간에 따른 수험생·학부모들의 피로감을 해소할 수 있다.
입시 예측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수능성적이 필요한 일부 수시전형이 수능성적 발표 전 진행돼 상당수 수험생들이 점수를 모른 채 대학에 원서를 내야 했다. '깜깜이 입시'에 따른 불필요한 지원경쟁이나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통합되면 이런 문제점은 줄어들 수 있다.

전형대비 부담도 적어진다. 지금까지 수험생들은 수시지원과 동시에 정시를 위한 수능대비를 해야 했다. 통합 후에는 오로지 지원전형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입시 맹점도 사라진다. 수시·정시 분리 때에는 수시에서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는 이른바 '수시 납치 현상'이 벌어졌었다. 또 입시시기가 미뤄진 덕분에 수시준비로 파행됐던 고교 3학년2학기를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당수 교사들이 기대하고 있다.
물론 한계도 있다. 대표적으로 수험생들의 시험 대비 이중고 우려가 나온다.

고교 3학년2학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해당 학기 내신성적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애초 없었던 고교 3학년2학기 내신부담이 생긴다. 현재는 고교 1학년1학기부터 3학년1학기까지만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3학년2학기 말미나 종료 후 치를 수능 준비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이미정씨(48)는 "수능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시험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수시·정시가 통합되면 결과적으로 고교 3학년2학기 때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인데, 결국 학생들 학습부담만 늘리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선택권도 줄어들 수 있다. 현재는 수시 6회, 정시 3회 등 총 9회의 지원기회가 있다. 전형기간 축소를 감안하면 통합 시에는 학생들에게 6회 내외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수험생 선택권 축소는 지방대·전문대학 미충원 문제와도 연계될 수 있다. 지방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험생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것은 곧 수험생들의 선택을 받을 대학도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위나 운영상 문제, 학령인구 감소 등의 이유가 아니라 대입제도 변화로 대학이 학생선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대학사회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성평가 비중이 높은 전형의 내실 있는 평가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에는 서류심사와 면접 등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데, 선발시기 통합 후 전형기간이 단축되면 심층적이고 개별적인 평가를 할 시간이 촉박하다"며 "결국 중요한 절차가 생략될 수 있다 정량화된 기준을 통해 선발할 가능성이 커져 학생부종합전형의 기존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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