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국제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고등학교 입시에도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입시를 넘어 고교입시에서도 수험생·학부모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7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의 올해 고교 입학전형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세종과학고와 한성과학고에 올해 입학한 신입생 4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9%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과학고 진학을 위해 내신성적을 올리려면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신입생 47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인 15.5%보다 5.4%포인트 오른 수치다. 올해 신입생 중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에 사교육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답한 학생도 각각 15.2%와 30.8%를 기록해 전년보다 4.8%포인트와 2.9%포인트가 올랐다.

과고뿐만 아니라 외고·국제고, 자사고 신입생의 경우도 사교육 수요는 늘었다. 6개 외고·국제고 신입생 193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내신·자기소개서·면접에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4%·13.4%·18.1%로 지난해와 비교해 3.3%포인트·1.9%포인트·1.3%포인트 올랐다.

자사고 13개교 신입생 467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내신·자기소개서·면접에 사교육 도움이 있어야 한다고 답한 학생은 지난해보다 각각 2.6%포인트·0.6%포인트·0.8%포인트 올라 34.9%·6.2%·10.0%를 기록했다.

사교육에 대한 수요외에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도 늘었다. 과학고 신입생 가운데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은 44.1%·53.5%·33.8%로 지난해보다 6.4%포인트·3.3%포인트·0.2%포인트 줄었다. 외고·자사고와 자사고 역시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신입생은 지난해보다 줄었다.

월평균 10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을 받았다는 학생비중도 늘었다. 과학고 신입생 중 내신·자기소개서·면접 사교육비로 월평균 1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답한 학생은 9.5%·3.0%%·6.9%로 지난해보다 4.5%포인트·1.8%포인트·2.1%포인트 상승했다. 이 역시 외고·국제고와 자사고에서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사교육 의존도 상승에 대해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를 동시에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 영재학교 준비과정에서 받는 사교육이 설문결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과학영재학교·과학영재예술학교는 서울과학고 등 전국에 8개 있으며 전기고인 과학고보다 먼저 학생을 뽑아 '우수학생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학교 소재지와 상관없이 전국에서 지원 가능한 점도 인기요인이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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