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제도 개편 공론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수능 선발인원 비중을 높이는 방안(시나리오 1)에 최고 점수를 줬다. 수능을 절대평가화하는 방안(시나리오 2)은 차점을 받았다. 하지만 두 방안 간의 점수 차이가 근소해 이달 말로 예정된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확정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신의 주장과 맞지 않는 개편안에는 불복하겠다는 사람들도 있어 상당한 후유증도 예상된다. 다수 국민이 공감하는 대입 제도가 마련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공론조사 결과를 보면, 5점 만점의 지지도 조사에서 시나리오 1은 평균 3.40점, 시나리오 2는 3.27점을 받았다. 지지 비율 비교에서도 시나리오 1은 52.5%, 시나리오 2는 48.1%로 나타났다. 점수론 0.23점, 지지 비율로는 7.8%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의미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데 그 기준에 못 미친다. 대입 제도를 두고 논란이 첨예한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수능 위주 전형의 적정 비율은 ‘20% 이상’이 82.7%로 압도적이었다. 구간별로는 ‘40% 이상 50% 미만’이 27.2%로 가장 많았고, ‘30% 이상 40% 미만’이 21.2%로 뒤를 이었다. 정시를 늘리되 50% 이상은 과도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능 평가 방법과 관련해선 절대평가 과목 확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53.7%로, 상대평가 과목 확대를 바라는 의견(34.8%)보다 많았다. 영어와 한국사를 제외한 모든 과목이 상대평가인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11.5%에 그쳤다. 공론화위는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능 절대평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특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권고안을 작성해 교육부에 넘길 예정이다. 이제 남은 일은 전문가의 몫이다. “공론화 결정에 따르겠다”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방침에 대해 전문가가 할 일을 시민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일부 공론조사 참여자는 대입 제도 내용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돼 조사 결과의 신빙성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김 장관은 더는 책임을 미루지 말고, 단점을 보완해 보다 완성도 높은 대입 제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