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인기투표식 공론화 밀어붙이더니 대입개편안 유보인가

입력 : 2018-08-03 23:37:32 수정 : 2018-08-03 23:37:3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22학년도 대학 입시 개편안을 결정하기 위한 시민참여단 공론조사 결과 단일안 마련에 실패했다. 4가지 개편 시나리오 가운데 수능전형(정시) 45% 이상 확대, 수능 상대평가 유지의 1안과 수시·정시 비율 대학자율, 절대평가 전 과목 확대의 2안이 지지도 조사에서 1, 2위를 차지했으나 지지 비율 차이에 의미가 없어 최종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어제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의 발표다. 공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개편 특위가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만들고 교육부가 최종 결정하는 절차만 남았다. 요란했던 대입개편 개편안 논의가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회귀한 셈이다.

공론 조사 결과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정시 비중과 수능 절대평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음을 확인했다. 수능 위주 선발 비율(2019학년도 대입은 20.7%, 2020학년도 19.9%)의 경우 ‘20% 이상’이라는 의견이 82.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절대평가 과목 확대가 적절하다는 의견은 53.7%다. 당초 정시 확대 의견은 예상됐던 것이나 절대평가 확대 목소리는 다소 의외다. 교육부로서는 개편안에 시민참여단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대입제도가 해를 바꿔가며 갈팡질팡하는 것은 잘못된 진단과 땜질식 처방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입제도에 대한 불신이 누적됐다. 공론조사까지 하게 된 것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대입제도에 대한 신뢰를 얻으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공론조사를 한다면서 4개 답안을 주고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부터가 잘못됐다. 끝내 합의안조차 불발되면서 오히려 갈등이 커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대입개편 문제에 공론조사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다. 여론 수렴을 한답시고 대입개편안을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겼다가 시간만 낭비한 점이 없지 않다. 교육정책을 책임진 교육부가 백년대계를 대통령자문기구에 ‘하도급’을 주고 다시 공론화위원회에 ‘재하도급’을 주어 일반 시민들의 인기투표로 결정하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김상곤 교육 체제 이후 교육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자사고·일반고의 중복 지원 금지 번복도 그중 하나다. 파행 교육행정을 반복한 김 장관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