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부모, 이렇게] 자녀 관심 대학 정보, 표 한 장에 정리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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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11월 15일)이 정확이 3개월 남았다. 고3 수험생만큼 학부모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자녀들의 성공적인 수험생활을 위해 학부모들도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녀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일보DB

고3 학부모의 마음은 무겁지만 몸은 편하다. 아이가 학교나 독서실에서 밤늦게 돌아오니 여유는 있다. 하지만 아이의 컨디션은 어떤지, 공부는 잘하는지 노심초사다. 이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수능(오는 11월 15일)이 정확히 3개월 남았다. 수험생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학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부산진로진학지원센터와 함께 짚어봤다.

정확히 3개월 뒤로 다가온 수능

어깨 처진 고3 자녀 응원 위해
질문 나누며 자소서 작성 돕고
입학사정관 되어 모의 면접도

긍정 자세로 '마지막 숙제' 완수를

■자존감을 높여주라


요즘은 수시 면담을 하는 시기다. 대개 아이들의 목소리는 기어 들어가고, 선생님이 어떻게 해주기만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다.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리기 민망해서 다른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온갖 입시사이트를 찾아다니며 내 점수를 맞춰보느라 어깨가 축 처져 있다. 아이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6월 모의평가에서 성적이 마음먹은 만큼 오르지 않았다면 자존감은 더 낮아진다. "나는 안 돼!"라는 마음으로 포기하기도 한다. 집에 오면 툴툴대며 회피할 동기를 만들기 바쁘다.

부모님은 조금만 참아줘야 한다. "네가 진짜 고3 맞냐?"라고 부르짖고 싶은 마음을 한 번만 꿀떡 삼키자. 여름방학만이라도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참아야 한다.

부모보다 아이들 마음이 더 급하다. 맛있는 거 잘 챙겨주고, 학교에서 힘든 일 없는지 말 걸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너는 원래 그래!" "네가 그렇지" 등의 부정적인 어투보다는 "수고했어!" "잘했어!"라는 말을 더 자주 하고,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야 한다.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게 만드는 힘은 마음이 담긴 응원과 사랑이다.
■같이 면접 연습하자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학교생활기록부를 읽으며 입학사정관이 되어줄 수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자기소개서 공통양식 1번 주제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라'이고, 2번 주제는 '고등학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3개 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하라'이다. 학과를 달리해 수시 6장의 원서를 낼 경우, 객관적인 입장에서 쓸 내용을 같이 찾아봐줄 수 있다.

"그걸 왜 했니?" "어떻게 했니?" "어려움은 무엇이었니?" "어떻게 극복해냈니?" "다음엔 무얼 할 수 있겠어?" 등 대화를 이끌어내다 보면 자녀가 스스로 결론을 얻어 자소서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은 글을 쓸 때 미사여구를 고르다가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한다. 약간의 결정 장애도 있다. 절도 있게 잘라내고, 결정적으로 골라내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님의 몫이다. 이렇게 하면 시중에 수십만 원 하는 유명 컨설팅이 부럽지 않다.

면접이 있는 전형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질문만이라도 모의 면접을 해줄 수 있다. 지원동기가 무엇인지, 진학 후의 계획에 대해 질문해주고, 습관적인 손짓이나 움직임 등은 녹화해서 보여줄 수 있다. 녹화된 목소리를 듣게 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한 번만 해도 그 다음의 면접 모습은 확연히 달라진다. 공부를 도와주기는 어렵지만 의자에 마주 앉아 면접 연습 한 번 하는 것은 쉽다. 아이는 자신감도 생기고 지원 학과에 대한 목표의식이 더 강해진다.
■전형 정보, 체계적으로 정리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에 관심 대학의 전형 정보를 정리해볼 수 있다. 그동안 좋은 학원 알아보고 입시설명회 다니며 수집했던 정보들을 드디어 활용할 때가 된 것이다.

도화지나 A4 용지에 칸을 그려서 아이의 관심 대학을 적어보며 전형방법, 원서접수나 면접날짜, 수능최저등급, 대학별 입시결과 점수 등을 표 한 장에 정리해본다. 적다 보면 안개가 걷힌다. 큰마음 먹고 수능 최저 따지고, 수학논술인지 과학논술인지 열심히 연구했는데, 알고 보니 논술 날짜가 겹치는 경우가 있다. 꼼꼼히 적어봐야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엄마 아빠는 아이들 받아쓰기와 숙제를 수없이 해내었다. 산으로 들로, 곤충채집 숙제부터, 체험이 있는 곳이면 먼저 찾아내 데리고 다녔다. 중학교, 고등학교 잠시 쉬었으니 학교생활 마지막 해줄 수 있는 숙제가 있다는 것이 참 기쁜 일이다.

"나는 모른다! 네가 알아서 해라"보다는 같이 정보를 찾다보면 자녀의 입장을 이해하고 자녀의 미래에 대한 대화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이제 대학 가면 군대 가고, 아르바이트 하고, 타 지역으로 진학한다면 함께하는 시간이 완전히 줄어들 것이다. 얼굴 맞대고 연구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모님도 긍정 마인드로

입시 비용도 만만찮다. 대학 학비는 장기 계획으로 마음 먹고 있겠지만 수시지원 전형료도 제법 든다. 국립대의 경우 교과전형은 2만 원 전후, 면접이 있으면 2만 원 추가, 논술은 3만 원 추가, 실기는 3만 3000원 정도 추가가 된다. 대략 2만~3만 원에서 5만~6만 원가량이다. 서울지역 사립대학에 지원한다면 교통비, 숙식비는 물론이고 전형료도 거의 배에 가깝다. 서류면접, 논술전형 등에 6만 원이 들고, 의예과 등의 면접에는 1만 5000원, 실기에는 3만 원이 추가된다. 결국 사립대는 6만 원에서 9만 원 전후의 전형료가 필요하다. 수시는 6번까지 지원할 수 있으니 적지 않은 돈이다.

대학에 둘씩 보내고 있는 어느 학부모에게 "어렵게 둘의 등록금을 해내기가 얼마나 힘이 드냐"고 물었더니 "우리 자식이 없다면 이 등록금을 내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건강하고, 고3까지 잘 자라서 대학 입시 준비하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부모님은 기꺼이 전형료를 준비해줄 수 있다.

멜바 몽고메리의 '노 차지'(No Charge)라는 노래가 있다. 심부름 값 달라는 아이한테 불러주는 노래다. 열 달 동안 뱃속에서 키운 값, 아플 때마다 잠 못 자고 간호하며 기도한 값, 수년간 투자한 값이 모두 무료였다고 노래한다. 자녀를 위한 사랑의 값은 모두 무료라는 것을 떠올리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가족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는 귀한 시간이다.

김마선·이우영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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