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컨설팅 Q&A] 고입 남학생, 전공 선택 어떻게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서 우리 아이가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지 궁금합니다. 남학생이어서 공대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는데 학생은 아직 특정 전공에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

A. 우리나라의 입시문화는 아직 대학 중심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문화는 학생들의 의식에도 영향을 미쳐 대학과 전공 결정을 성적의 추이에 따라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고등학교 입학 전 전공을 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나 아직은 의대, 교대 등 일부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대학 전공을 정하는 일은 학생의 직업, 나아가 인생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중요한 결정을 성적 변수에 수동적으로 이끌려 간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현상입니다. 물론 원하는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원하는 결과도 얻기 힘들겠지만 목표를 세워 이에 도전하는 고등학교 3년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 타이틀 중심의 진학은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다고 봅니다. 최소한 1980년대까지는 통하였지만 30년이 지난 현재 특정 대학 졸업장의 희소가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는 매년 65만 명 이상이며, 이 중 절반가량이 일반대 출신입니다. 2018년 대학 졸업자는 66만 751명으로 이는 약 20년 전인 1999년 51만 1984명에 비해 약 15만 명이나 늘어난 결과입니다. 부산대의 학위(석박사 포함) 수여자 누계는 2017년 기준 22만 2868명으로 10년 전 2008년 16만 636명보다 6만 2232명이나 증가했습니다. 한 해 6천 명 이상의 부산대 학위가 나온다는 말이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금은 학생의 10년 뒤 장래를 위해서라도 전공 중심의 진학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S(과학), T(기술), E(공학), M(수학)을 합쳐 STEM과 연관된 전공 선택을 권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IT(정보), BT(생명), ST(항공), NT(나노), ET(환경), CT(문화) 등 이른바 6T 중심의 전공이 유리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또 남학생은 공대 특히 기계 전공이 최선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말보다 학생의 적성과 재능이 우선돼야 합니다. 한창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기에 적성검사 결과만으로 특정 학생이 어떤 전공에 어울리는지 정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다양한 전공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사회 이슈로 대두되면서 많은 학부모들은 대학 졸업 후 취업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 인구감소와 노령화의 영향으로 청년실업률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 등 미래의 불확실성이 이러한 경향을 부채질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학생의 적성과 자질보다 취업을 우선시하는 것도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전공 선택은 어느 한 순간 급하게 처리할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대학에 개설돼 있는 다양한 전공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비록 여러 개의 전공일지라도 학생 스스로 선택의 과정에 참여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진학 목표가 생겨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로드맵 수립의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각 대학에서 최근 신설하고 있는 전공들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각 대학은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표〉에 나와 있는 서울권과 부산권 대학들의 전공들은 그 중 일부로서 실제 신설된 전공들은 이보다 훨씬 광범위합니다. 이러한 전공 정보들이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다소 안타깝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대학과 학위에 대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4년으로 고정관념화 되어 있던 학위 취득 기간도 짧아지는 한편 미네르바대학 등 캠퍼스가 없는 대학들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느 대학에서 시작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 어느 정도까지 공부했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학벌문화보다 실력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열정과 지혜를 갖춘 젊은이라면 어떤 전공에서도 능히 성공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지상컨설팅 Q&A에는 고등학생이나 그 학부모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질문은 이메일(edu@busan.com이나 ootthh2002@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오세명

부일에듀 이사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