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정시 지원 필수 점검사항 ⑤모집군별 인원과 전략군 설정

백두산 | bds@dhnews.co.kr | 기사승인 : 2019-12-2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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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군별 인원과 전략군 설정의 상관관계

<편집자주> 오는 12월 26일(목)부터 2020학년도 정시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사실상 본격적인 정시 레이스는 수능 성적 통지 직후부터 원서접수 전까지의 지금 이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짧다면 짧은 이 기간 동안 수험생은 자신의 수능 성적뿐 아니라 올해 정시의 전반적인 흐름까지도 면밀히 예측해 최적의 정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정시 지원 전략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능 성적 분석부터 각 대학의 정시 전형방법 분석, 합격선 및 지원 흐름 예측에 이르기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최적의 군별 지원 전략 수립을 위해 수험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정시’의 특징과 주요 점검사항을 크게 여섯 가지 주제로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나만의 정시 지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자.


(도움말: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수시와 대비되는 정시의 가장 큰 특징은, ‘가/나/다’로 명시되는 세 개의 군이 존재하며 모든 수험생은 각 군에서 한 곳의 모집단위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모집단위의 배치에는 각 대학들의 다소 전략적인 고민이 반영돼 있다. 따라서 수험생이라면 각 대학이 어떤 의도로 이 모집단위를 이 군에 배치했는지, 모집단위 배치에 따른 수험생들의 지원 패턴과 흐름은 어떤지 등을 다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군 배치는 정시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추가합격’의 범위와 정도를 결정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주목해 살펴야 한다.


1. 군 배치와 추가합격의 관계


수도권 주요 6개 대학 지원을 검토하는 인문계열 상위권의 전통적인 군 배치를 예로 들어보자. 수능에서 만점을 받지 않는 한, 가군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은 나군에 연세대 또는 고려대 중 한 곳에 지원하게 된다. 나군에서 이 두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 중 가군 서울대를 지원할 수 없는 학생들은 가군에 서강대를 지원한다. 여기까지가 전통적이고 통상적인 군 배치이다.


[표1] 그룹(1)의 경우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들의 수만큼 연세대와 고려대에선 추가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추가합격이 ‘어떤 모집단위’에서 일어나느냐 하는 것이다. 서울대 합격이 거의 확실시 되는 학생은 나군 연세대/고려대의 상위 학과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연세대/고려대의 상위 학과일수록 서울대 합격생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가합격의 비율도 높다. 이처럼 추가합격 비율이 높은 경우 합격자들의 평균 점수와 상관없이 최종합격자의 점수는 타 학과보다 낮을 수도 있게 된다. 이는 꼭 그룹(1)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룹(2)에서도 가군의 상위 학과일수록 추가합격의 비율은 높게 형성된다.


2. 각 대학의 전략적 군 배치와 합격 점수


몇 년 전부터 성균관대/한양대는 선호도가 높은 일부 학과들을 가군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나군 연세대/고려대 지원자들의 가군 선택지는 서강대가 유일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게 된 것이다. 이 두 대학이 선호도가 높은 학과들을 가군에 배치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앞서의 [표1]에서 그룹(2)로 표현된 나군 연/고대 – 가군 서강대를 지원하는 우수한 자원을 유입하기 위해서이다. 이처럼 성균관대/한양대가 서강대와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학과를 육성하고 동일한 군에 배치함에 따라 이들 대학이 자연스럽게 연/고대 지원자들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면, 나군 연/고대 지원자는 가군에서 선호 대학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기보단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세 개 대학의 수능 영역 반영 비율상의 유·불리에 따라 지원 대학을 정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하지만 이는 나군에 남아있는 성균관대/한양대 일부 학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가군에 서울대를 쓰고 나군에 성균관대/한양대를 쓴다는 것은 가군 서울대가 매우 도전적 지원인 경우가 대다수이다. 즉, 나군에 성균관대/한양대를 쓰는 학생들은 가군에도 동일한 대학군에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모집단위의 특성과 선호도를 볼 때 가군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구조적으로 성균관대/한양대의 나군 모집단위는 가군 모집단위와 그 성격이 다르며, 합격선이 낮게 형성되게 된다. 그래서 군 배치를 고려하지 않은 전체 입결을 놓고 볼 때 서강대는 모집단위별 합격선의 분포가 조밀하지만, 성균관대/한양대는 넓게 분포하게 된다.


이처럼 각 모집단위의 지원 가능 점수, 또는 합격점수는 각 모집단위의 특성에 더해 ‘군 배치’라는 요소에도 주요한 영향을 받는다. 추가합격 인원과 비율은 그 모집단위 자체의 특성보다는, 모집단위의 위치에 대한 구조적인 특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한양대 정책학과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이지만, 충원율은 2년 연속 5% 내외에서 머물고 있다. 2019년에 20명을 모집했으니, 해당 모집단위에 합격한 학생 중 더 상위 대학에 합격할만한 점수를 가진 학생은 1명밖에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행정학과는 그 선호도나 입시적 위치는 정책학과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합격자 중 200% 이상이 상위대학에 합격이 가능한 성적이었다.


따라서 한양대 행정학과/정책학과 지원자들의 지원패턴을 요약해보면 위와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눈에 보이는 합격자들의 평균 점수는 큰 차이가 없다 할지라도 행정학과 지원자들은 [표1]의 그룹(2)에 속해있고, 정책학과 지원자들은 그룹(3)에 속해있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점수 구조상의 요소와 심리적인 요소도 작용한다. [표2]에서 확인 가능하듯 행정학과/정책학과 합격자들의 평균 백분위는 96 수준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전 영역에서 1등급 구분 점수 내외를 받은 학생이라는 뜻이며 이 정도 성적을 받은 학생이라면 연세대/고려대를 지원하고 싶기 마련이다. 이 학생이 나군에 연세대/고려대를 포기하고 한양대를 지원한다는 것은 반영비율 등의 문제로 나군에 연세대/고려대 합격이 불가능하다는 확신이 있거나, 모종의 이유로 보다 안정적인 지원을 추구하는 상황이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표1]의 그룹(2)부터는 다군 중앙대의 변수가 등장한다. 그룹(2), 또는 그룹(3)에 속해있지만 가/나군 어디에도 합격하지 못해 다군에서 합격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수능이 어려운 경우 그룹(1)에서도 다군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에 다군의 입시 결과는 대학의 선호도를 측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마찬가지로 주력군으로 설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3. 추가합격의 원리와 주력군 설정


사실 같은 대학에서 가/나군 두 개의 원서를 소비하기는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가/나군 중 한 곳에서는 합격 가능성이 높은 안정된 지원을, 한 곳에서는 자신의 점수를 가지고 최대한 도전해볼 수 있는 공격적인 지원을 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지원은 각 대학의 추가합격을 염두에 두고 지원하는 것이다. 추가합격이란 기본적으로 하위 그룹의 합격자가 상위 그룹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그리고 이는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각 대학의 추가합격 발표 일정도 이 순서를 따라간다. 쉽게 말해 서울대가 합격자 발표를 해야, 연세대/고려대에 추가합격자가 발생하고 추가합격 발표의 의미가 생긴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서울대 인문계열은 291명 모집이 예고된 상태이다. 이 학생들이 나군 연세대/고려대에 원서를 썼다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연세대/고려대에서 291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가군에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에 원서를 썼다면, 마찬가지로 그 구간에서도 추가합격자가 발생하게 된다.


앞서 설명한 한양대 행정학과/정책학과의 본질적인 성격은 이런 차이에서 비롯된다. 소위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그룹의 가군은 기본적으로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나군이 주력군인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급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균관대/한양대의 나군은 추가합격이 발생할 여지가 굉장히 적다. 이 구간에서 추가합격자가 발생하려면 가군 서/성/한과 나군 성/한을 동시에 지원한 학생이, 둘 다 합격하고 가군에 등록해야만 추가합격자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시에서는 이 같은 추가합격의 원리와 가능성을 고려한 주력군 설정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등에 도전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성적 구간의 인문계열 학생이라면 아래의 두 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안 모두 장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소위 중·경·외·시 라인에서 확실한 합격을 도모하고 싶기 때문에 (4-1)에서처럼 모집인원이 많은 가군에서 안정지원을 선택하고, 나군에서 원서접수 마지막 날까지 눈치를 보다가 성균관대, 한양대에 접수하고는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자신의 최종 합격 대학이 가군에서 멈출 가능성이 있다. 앞서 말했듯 성균관대/한양대 나군은 추가합격이 많이 발생하기가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집인원 자체의 풍족함은 가군 지원에 안정감을 부여할 것이다.


한편 (4-2)의 안은 나군 모집인원이 적은 것 때문에 학생들이 불안함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군에 비해 최종 합격 점수 자체는 더 낮아질 수 있는 구간이다. 가군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의 추가합격이 많다는 것이 나군의 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의 점수를 낮추는 요인이다. 내가 무엇인가 ‘변수’를 노리고 싶다면 (4-2)안이 보다 가능성은 높을 수 있겠지만, 가능성이 발휘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안전장치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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