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 장원재(해동고)

-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전형 대비
- 포트폴리오 너무 신경쓰면 내신 소홀
- 짬짬이 교내외 활동통해 여러 경험 축적


# UNIST 박지훈(부산남고)

- 풍성한 교과 지원 프로그램 적극 활용
- 자기주도 학습·독서로 2학년때 전공 결정
- 면접때 고교생활 솔직히 밝힌 게 합격 비결


# 서울대 박준석(대연고)

- 수능 준비 몰두하다 많이 늦게 시작
- 자기소개서·면접 대비… 전공 정보 파악을
- 특정분야 매몰 말고 고른 학습 신신당부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학입시의 주요 전형으로 떠오르면서 대비법을 궁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고 있다. 이 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한 수험생들은 실제로 어떻게 준비해왔을까. 부산남고 김미래, 부산 해동고 이종민, 부산 대연고 이남근 교사 등 부산지역 고교 진학교사들이 2011학년도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응시해 관문을 통과한 '모범사례' 3명을 추천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한 이들 수험생은 "화려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기 보다는 학교 공부와 내신에 충실하면서 여유가 될 때 교내외 경시대회 참가 등으로 경험을 쌓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KAIST 입학 장원재 군

	입학사정관제에 합격한 학생들은 화려한 스펙 쌓기에 몰두하기 보다는 내신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 여유가 될 때 경시대회 참가 등으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해동고 장원재

부산 해동고 장원재(19) 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으로만 모든 신입생을 선발하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 합격했다. 장 군은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형의 영향으로 IT(정보기술)에 관심이 많아, 컴퓨터를 전공하기로 결심하고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했다.

그렇다고 많은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공부를 하면서 짬짬이 교내 수학·과학 등 경시대회에 참가하고, 교내 문집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한 정도였다. "많은 대회를 쫓아다니기보다는 기본인 내신 관리와 봉사활동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특히 봉사활동이 점수따기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데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시기도 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환경의 여러 사람을 만났기 때문인지 연령과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시간 때우는 봉사활동이 아니라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장래 꿈에 대한 희망이 확고해진 거죠. 안철수 교수(KAIST 석좌교수)처럼 이윤의 도구가 아닌, 모두가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면접에서 적극 밝혔고, 이를 면접관들이 좋게 보신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그랬기 때문인지 장 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해서 스펙에 목맬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각종 교내외 대회에 참가하면서 철저하게 스펙을 관리해온 친구가 있었는데 이번 입시에서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했습니다. 포트폴리오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내신에서는 소홀했기 때문이죠. 내신 등 기본인 학생생활기록부 관리만 잘해도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전혀 불리하지 않습니다."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 출신인 장 군은 중학생 후배들에게 이런 지적도 남겼다. "과학영재학교든 과학고든 어느 형태의 고등학교에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일반고라 할지라도 학교의 특성을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고 봅니다. 가령 해동고는 불교계 학교인데 관련 교내활동을 많이 하니까 여러 경험이 쌓였고 입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UNIST 입학 박지훈 군

	부산남고 박지훈

UNIST(울산과기대)에 합격한 부산남고 박지훈(19) 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을 1학년 때부터 철저히 준비한 경우다. 자율형공립고 (부산남고는 2010학년도 이전까지는 개방형자율고)라는 학교 특성상 다양한 교과 관련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제공됐다. 박 군은 동아리활동 지원 등 교과 관련 프로그램이 풍성한 자율형공립고의 장점에 주목,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박지훈 군은 "학교가 교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대학과 연계한 학습의 기회를 워낙 많이 제공해 1학년 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입학사정관 전형이 원하는 스펙들이 자연스럽게 쌓인 것 같다"고 말했다. 1, 2학년 때는 교내 대회인 '아트 사이언스 대회'에 참가해 낙동강 삼각주 형성 과정, 벌집 구조의 우수성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발표해 수상했다. 교내 수학경시대회에도 참가했다. 이과생이지만 글쓰기를 좋아해 부산시교육청이 주최하는 통일 관련 글짓기 대회에 참여해 통일부 장관상 등을 받기도 했다. 학교가 마련한 프로그램이 많아 사교육을 받을 시간도 없었다. 자연스럽게 자기주도 학습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가 제공한 대학연계 프로그램은 전공 선택에 큰 도움을 줬다. "신소재 개발에 관심이 많아 2학년 때 화학심화동아리에서 활동을 했는데 학교가 고신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김양 교수님을 연결시켜줬습니다. 실험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 교수께서 당시 '화학자 화학이야기'라는 책을 소개해 읽었는데 나일론을 발견한 월러스 캐러더스라는 인물에 눈이 갔습니다. 그처럼 인류에 획기적 영향을 미치는 화학신소재 개발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당시에 했죠. UNIST는 1학년 때는 전공이 별도로 없고 2학년 때 전공을 정할 수 있는데 화학신소재나 정밀화학공학을 선택할 계획입니다. 면접에서 이러한 고교 생활의 과정을 솔직히 밝힌 것이 합격의 비결이 된 것 같아요."

그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는 조언을 빠뜨리지 않았다. "다양한 독서도 좋고, 특히 전공 관련 책은 공부하다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읽어두면 큰 도움이 됩니다. 고3은 당장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공 관련 기본적 지식, 예를 들어 최근 세계적 연구동향이나 올해 노벨상 수상자와 연구 업적 등을 정리해두면 면접에서 도움이 될 겁니다."

■서울대 입학 박준석 군

서울대 수리과학부 통계학과군 입학을 앞둔 부산 대연고 박준석(19) 군은 처음에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이 다니는 고교가 재학생들의 성적이 높은 '명문고'여서 내신에서 불리하다고 판단, 처음부터 수능 성적이 중요시되는 정시모집 대비에 중점을 두었다. "정시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서인지 1학년 때부터 기본 공부만 했는데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 성적을 집계해보니 전교 2등으로 잘 나왔어요. 계획과 달리 올해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바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에 지원하게 된 거죠."

그는 애초부터 입학사정관 전형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처럼 스펙이 화려하지 않아 걱정했다. 그러나 실제 입시에서는 이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군은 "1, 2학년 때 공부를 하다가 짬짬이 참가한 교내외 수학 경시대회 수상실적 정도가 전부였어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제가 왜 수학이라는 과목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공부했는지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을 뿐입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면접 과정에서도 실수가 많았다고 한다. "자기소개서에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한 항목이 있었어요. 중학교 때 읽은 책이 기억나 썼는데 면접관이 책 내용을 물어보시더라고요. '책 제목만 생각나 적었고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더니 '자기소개서를 직접 쓴 게 맞느냐'고 다그치시더군요. 지원 학과에 대한 면접대비도 부족했습니다. 제가 합격한 수리과학부 통계학과군은 2학년 때 수리와 통계 전공으로 나뉘는데 그 사실을 면접자리에서 알게 된거죠. 당황스러웠지만 수학이라는 과목을 왜 좋아하는지, 통계 전공은 왜 하고 싶은지, 장래희망(경제관료)은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히 말한 점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최소한 자기소개서에 기록한 내용이나 전공 관련 정보는 사전에 철저히 파악해 자신처럼 실수하지 말고 면접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사인 어머니가 준비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시긴 했지만 처음에는 자기소개서 쓰는 것부터 막막했어요. 하지만 형식이 아닌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모범답안'을 참고는 하되 진실하게 쓰는 게 더 중요합니다."

박 군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하는 후배들에게 특기는 살리되 특정 분야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국어 영어 등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당부도 남겼다.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해도 성적은 기본적으로 반영하고, 대학 공부를 위해서도 고른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