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프리즘] 학종에 맞는 평가 변화가 입시결과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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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매일신문교육문화센터 연구실장)


주요 대학이 올해 입시 학생부종합전형 안내서를 공개하고 있다. 각 학교의 전형 방법과 전년도 합격자의 사례분석, 평균등급 등의 정보가 담겨있다.

그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합격자의 평균등급이다. 중앙대의 경우 합격자 평균등급은 학과별 차이는 있지만 대개 2~3등급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특히 탐구형인재의 경우 1등급 합격자와 3등급 합격자 수는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2등급이 1등급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 경희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많은 모집인원을 선발하고 있는 네오르네상스 전형을 살펴보면, 합격자의 평균등급이 3등급대인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학이 공개하는 합격자 관련 데이터를 보면 학종에 합격자들의 내신이 평균등급 대비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실제로는 이러한 합격 성공사례를 주변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입시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우스갯소리로 '샤이(Shy) 합격자' 때문이라고 한다.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이 합격을 하게 되면 부끄러운 마음에 자신의 성공사례를 주변에 알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내신이 좋은 학생이 떨어지면 '왜 합격하지 못 했는가' 분석하고 얘기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고교 현장에서도 내신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합격한 사례를 재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도 해당 학생과 학부모가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렇듯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마저 자신의 내신에 대한 불리함을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등으로 극복한 사실을 당당히 알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시에서 학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의 운영을 기존의 수능 중심에서 학생부 중심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학교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학종 변환이 힘든 이유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째는 수능 중심의 교육과정을 학생부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고, 둘째는 학생부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편성을 하더라도 실제 수업과 평가 일체화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교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업과 평가의 변화를 제대로 적용시키지 못해서 교사와 학생 모두가 힘들어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학생부 요소 중에서도 교과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기재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학생들은 지필고사 외에 수행평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수행평가 종류도 과목별로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학생들은 과정형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과목별 성취기준에 맞는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수행평가 준비 때문에 지필평가에서 손해를 보진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교사도 수행평가를 통해서 학생의 다양성과 개별성을 보여주기 위한 평가기준을 만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실제 입시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무엇일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고 학교는 지원을 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는 '평가'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히 수행평가의 반영비율을 높이거나 과정형 평가로 진행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답은 수행평가의 실질반영 비율에 있다. 비록 지필평가에서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해도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는 영역이 수행평가이기 때문이다.
과목별 수행평가를 위해 다양한 독서를 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학업역량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보일 수 있다면, 내신이 합격자 평균에 미치지 못해도 학종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석수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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