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록부 없으면 0점"…검정고시생 '오지마'?
검정고시 출신의 대입 수시모집 지원을 제한하는 모집요강이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 올해부터는 검정고시 출신도 수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등학교를 다녀야만 있는 생활기록부를 내라거나, 아예 지원 가능한 전공을 제한하는 등 또 다른 제약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올해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19살 박하람 양.
원하는 학과의 수시모집 요강을 살펴보다 당혹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박하람/검정고시 출신]
"제1순위 지원학과가 북한학과였는데, 북한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은 한 개도 없었어요. 그래서 결국 포기를…"
이렇게 대학들은 검정고시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전공에 제한을 두거나, 검정고시 출신들이 제출할 수 없는 생활기록부는 무조건 최저점을 주기도 합니다.
생활기록부 대체 서류를 제출하라는 대학들도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한수연/검정고시 출신]
"엄청 열심히 만들어 갔는데, (입학사정관이) 제 자료를 다 보시더니 '저희가 이 자료는 받아들일 수 없다'…"
헌재 판결 이후 검정고시 출신도 수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고만 해놓고,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서는 준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수도권 소재 사립대 관계자]
"적성고사 성적을 일부 비교 내신으로 적용을 한다거나 하는 식의 방법을 지금 저희도 모색을 하고 있거든요."
대입 전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시에 이처럼 검정고시 출신을 차별하는 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라는 헌재의 결정 취지에 어긋납니다.
또, 경쟁을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검정고시를 활용한다는 것도 입증되지 않은 편견이라는 지적입니다.
[류광옥/변호사(2017년 헌법소원 담당)]
"내신 불리함 극복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본다는 (비난이 있는데) 저희가 실제로 (수시 합격자) 수치를 확인해봤어요. 아주 미미했어요."
해마다 대입에 지원하는 검정고시 출신 수험생은 약 1만 명.
당장 내년 모집 요강부터 각 대학마다 검정고시생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야 하지만, 대책을 마련한 대학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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