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학년도 2장이던 배치표, 2019학년도엔 6장 ‘난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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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 폐지된 80년대부터 활용
지방 거점 국립대 퇴조 두드러져
돈·사람 수도권 집중 그대로 나타나
역대 대입 배치표. 1982년 학력고사가 시작된 뒤 배치표가 본격적으로 활용됐다. [신인섭 기자]
학력고사 마지막 해인 1993학년도 대입 배치표는 인문계·자연계 한 장씩이었다. 내용도 단순 명쾌하다. 열(세로)엔 점수·내신 외엔 없다. 2019학년도 배치표는 인문 세 장(가·나·다군), 자연 세 장(가·나·다군)으로 구성돼 있다. 정시모집에서 복수지원이 가능하기에 수험생은 전지 여러 장을 넘겨 봐야 한다. 배치표만 보더라도 입시는 계속 복잡해졌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배치표는 1970년대부터 있었던 것 같다. 일본 대학입시에서도 그런 게 있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2년 시작된 학력고사 시절”이라고 말했다. 학력고사 이전엔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가 있었다. 전국 단위의 서열은 예비고사 성적으로 나오나 승부는 대학별 고사에서 났다. 그러다 본고사가 폐지되고 학력고사, 수능(1994학년도부터) 등 전국 단위 시험이 도입된 뒤 전국 서열을 바탕으로 하는 배치표가 힘을 얻게 된 셈이다.

이름도 달라졌다. 과거엔 배치기준표였으나 몇 년 전부터 대입 지원 가능 대학·학과 참고자료란 이름이 붙었다. ‘서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취지라고 한다. 그렇다면 1993학년도와 2019학년도 배치표에 담긴 내용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수험생들이 입에 달고 있는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 서성한(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 중경외시(중앙대·경희대·외국어대·시립대)’ 같은 서열도 10여 년 전부터 성균관대가 치고 올라오면서 달라졌다. 두드러진 변화는 지방 거점 국립대의 추락이다. 부산대 영어교육과가 과거엔 고려대 중간 레벨이었는데 이제는 한국외국어대의 하위권 수준으로 매겨져 있다. 경북대·전남대·전북대 등도 비슷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소장은 “돈과 사람이 수도권에 몰린 결과가 배치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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