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수능시험은 '선택형 수능', 제대로 알고 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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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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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적용되는 2020 대입 때는 수능 비중 확대
'공통+선택형 구조'로 수능 전환, 문이과 경계 허물려는 노력
그래도 상위권 대학 자연계열은 수학 특정 분야와 과학탐구가 선택 아닌 필수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고1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수능시험은 여러모로 현재와 달라진다. 제대로 준비하려면 바뀌는 점부터 챙겨야 한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대구 경북고 정문에서 후배들이 선배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모습. 매일신문 DB


교육 정책, 특히 입시 정책을 두고 자주 바뀐다는 불만이 많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이들에겐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하다. 학생, 학부모들에겐 입시 정책이 '조변석개(朝變夕改·아침저녁으로 뜯어 고친다는 의미)'라 불릴 만하다.

그래도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 하는 법. 변화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챙겨가며 뒤떨어지지 않게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현재 고1 학생들이 수험생이 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환경은 지금과 크게 달라진다. 대입 제도 자체에 변화가 있을 뿐 아니라 수능시험 출제 범위와 평가 체제, 학생부 기재 항목 등이 바뀐다. 2022학년도 수능시험을 중심으로 대입 환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정시 비율 30% 확대, 수능시험 비중 증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정시모집 수능시험 전형 비율이 30% 이상 확대된다. 정부의 정시모집 확대, 수시모집 비중 축소 기조에 따라서다. 정시모집 비율 확대 조치와 재정 지원 사업을 연계, 대학들이 이 비율을 늘리지 않으면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에서 배제된다.

현 정부 초기만 해도 수시모집과 학생부종합전형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평가의 공정성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그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입시 기조를 바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입학사정관 양성 등 수시모집 운영 역량을 키워온 대학들로선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수시모집에서 원하는 인재를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붙었다. 그래도 교육부가 내려보내는 지원 사업비를 생각하면 정시모집 확대 방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비율이 높아진다 해도 여전히 수시모집 비중은 70%나 된다. 그 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인 건 변함이 없다. 하지만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 고교 교육과정이 부실하거나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 학생부종합전형에 기대를 걸기 힘들다면 나머지 30%라도 소홀히 생각할 순 없다.

이미 발표된 2021학년도 전형계획에서도 2020학년도보다 수능시험 전형의 비중이 늘어났다. 2022학년도에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첫 발을 뗀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요 대학 15곳은 2021학년도에 모두 1만5천236명(전체 모집 인원의 29.5%)을 수능시험 전형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이는 2020학년도(1만4천261명·27.4%)에 비해 975명 증가한 것이다. 변화하는 수능시험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공통+선택형 수능 도입

2022학년도 수능시험 때는 국어, 수학, 직업탐구 영역에 '공통+선택형 구조'가 도입된다. 가령 국어 경우 독서, 문학이 공통 과목이다. 이와 함께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하나를 선택해 응시해야 한다.

수학과 직업탐구 영역도 같은 구조다. 수학은 문과와 이과의 구분 없이 수학Ⅰ,Ⅱ가 공통이다. 여기다 '확률과 통계'와 미적분, 기하 중 하나를 택한다. 직업탐구 영역은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공통으로 응시하고, 5개 과목 중 1개 과목을 선택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 수학, 직업탐구 영역에서 '공통+선택형 구조'가 도입되면서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향후 선택 과목에 따른 조정 점수 산출 방법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 또한 문과와 이과의 구분 없이 2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게 한다. 즉 1개 과목은 사회탐구 영역, 나머지 1개 과목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응시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학과 사회·과학탐구 영역 구조를 보면 문과와 이과의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2022학년도에는 이른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춰 문·이과 통합형 수능시험을 실시한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이젠 문과와 이과의 벽을 허물어 계열 구분 없이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뜻이다.

2022학년도 수능시험의 평가 방법도 조금 변한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이 영어, 한국사와 더불어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된다. 그동안 아랍어 등 쉽다고 알려진 특정 과목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평가 체제에선 이같은 왜곡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체제에선 특정 점수 이상 받아야 높은 등급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과 과학탐구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는

앞서 2022학년도 수능시험은 문·이과 통합을 지향한다고 했다.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어 과목을 선택, 응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상위권 대학 여러 곳이 자연계열 경우 수학 선택 과목과 탐구 영역 과목별 선택에서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 영역에선 과학탐구 영역 2과목을 지정한다고 해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시험이 바뀐다 해도 상위권 대학들이 사실상 문·이과를 구분해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결국 2022학년도 수능시험이 현실적으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취지, 즉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과 엇박자를 내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상위권 대학 다수는 자연계열에서 과목 선택을 제한한다. 자연계열 전체 학과가 아니더라도 선택이 제한될 여지도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학과 특성에 따라 특정 학과 일부는 선택 과목을 지정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지원하려는 대학과 학과에 따라 수학 영역의 선택 과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탐구 영역도 상황은 수학과 마찬가지다. 상위권 대학 다수가 과학탐구 영역의 2과목을 지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과학탐구 영역의 특정 과목을 지정하지 않더라도 일부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과학탐구 영역에 응시하라고 유도할 수도 있다. 이는 대학 진학 이후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하려면 특정 과목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하위권 대학은 사정이 다르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신입생 충원이 큰 이슈인 만큼 계열에 따라 탐구 영역을 지정하지 않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하더라도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할 수 있게 문을 열어 놓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만기 소장은 "계열을 넘나들어 응시 과목을 선택할 여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진학 희망 학과를 미리 선택하고 그 학과에 맞는 탐구 과목을 골라 공부하는 게 좋다"며 "진학 이후의 교육과정 이수 문제뿐 아니라 수시모집에서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도움말=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하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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